IIES

INDONESIA International Exhibition in artspaceSAY 2013-2014

 

Agustan     Muhlils    Diyano

 

15. 2. 10 ▶ 15. 2. 17

예술공간 세이에서는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UBUD) 예술가 3인

​(Diyano Purwadi, Awan Yozeffani, Djunaidi Kenyut )을 초대하여 

 2013년 6월 1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2013 KOREA-INDONESIA International Exchange Exhibition 

<My Balinese Friend>과 인도네시아 주요 학술도시이자 고전예술의 중심지인 

족자카르타에서 현지 대안공간 Perahu Art와

​협력하고 3명의 작가(Agustan, Muhlils, Iqro)를 초대하여 

​2014년 9월 19일부터 10월3일까지 2주간 진행한 <3 Yogjakarta Artists_AIR program>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전시되었던 작업들을 2015년 2월10일부터 2월17일까지 진행합니다.

한숨이구만구천두

  

큰언니는꽃단장만하고

그동생들은거짓말만한다.

  

천민한자본주의에우리삶이곪고곪아.

내면과 바깥의 현상에 대해 ‘오프’됨 없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작가들에게 통상적 의미의 오프시즌이란 없을지 모른다. 우리에게 비수기가 어딨고 부업이 어딨어? 하는 모든 게 다 작업이고 작품이지. 숨 쉬는 거, 밥 먹는 거, 다 예술이라니까? 

  

사실 우리에게Off-season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아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지언정 다들 무언가 고민하고 준비한다. 다만 대개의 경우 그 고민과 준비가 향하는 방향이 “On-season”의 어느 곳이기 마련이다. 재개발 바람이 불었을 때 몰렸던 다양한 관심이 사라진 지금 문래동은 그야말로 공간적으로Off-season이다. 

  

지붕이 있어도 비가 새고 벽이 있어도 바람이 맘대로 드나들고 화장실은 여전히 재래식이고 바닥은 있어도 눕는 건 곤란하다. 여기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다른 도시의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세금도 낸다. 이게 정상으로 보이는가? 난 이제 아니다. 아무리 낡아 보여도 그 안에서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있다. 단언컨대, 이 도시의 그 누구도 - 노동자이건 예술가이던 성직자이건 - 이 겨울의 추위가 다른 도시의 누구보다도 더 춥게 느껴져야 할 이유는 없다.

  

이런 오프시즌 공간의 한 가운데에서 작가들은 작업실에 모여서 전시에 대한이야기, 앞으로 있을 작업에 대한 구상, 전시 외에도 계를 위한 겸업이나 객지벌이 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낸다. 한 해 수확과 같은 빽빽한 전시들은 이러한 일련의 흔적의 기간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한가하게까지 보이는 이 같은 소소한 모임의 넉스러움은 다음 수확기에 바쁨을 불러 올 것이란 희망을 준다. 

  

“굴이 제철이네요. 겨울에는 쪄서 먹던지 생으로 먹던지 역시 굴이지요. 내년 계획은 개인전 및 기획전 모두 포함하여 ‘너덧’ 입니다. 매번 그러하지요. 지원금이나 후원금을 배제하고 '너덧’개의 작업을 진행하려는 것은 무리죠. 체계적인 공지열람을 통해서 학습하고 반복해온 행위이지요. 이제 준비해야지요.”

  

올해는 무엇으로 작업과 생계를 이어나갈까 고민을 하면서 문래동의 작업실에서 난로 옆에 붙어 앉아 단순반복노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전시를 위해서도 아니고 작업적 성장을 위해서도 아니지만 쉬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우주를 품은 씨앗 같은 존재로 겨울, 땅속에 숨어 휴면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씨앗은 우주의 기운을 자기 안에 응축한다. 흙과 물, 미생물과 교접하며 꽃의 태아를 위해 발아를 준비한다. 고정되었다고 보였던 우주의 틀을 미묘하게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다시 부수는 과정을 반복하며 새로운 씨앗으로 태어나게 하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 

  

생의 치열함, 존재의 불안함으로부터 무장해제되는 순간들이 있다. 예컨대 추운 겨울 좁은 마당을 비집고 들어온 햇볕 한 줌을 들이 마시는 순간처럼, 그런 쓰임 없는 ‘오프’의 순간들이 오히려 내 안에서 명장한 의미로 켜지는 까닭에 그리하여 그 순간들은 거친 생을 달래기 위한 의식(ritual)이 된다. 치수화되지 못한 무용의 조각들, 그 조각들을 모아 ‘오프’의 풍경을 담아본다. 쓰임은 없되, 그 자체로 조용히 빛나는 생의 순간들처럼 이 자투리조각들도 저마다의 ‘의식’이 되길 바라면서. 나는 남들이 두려워하는 오프시즌이 즐겁다. 

  

준비의 다짐에도.

이런 잘근한 관찰과 발견은 추위의 외벽을 지나 전시가 되어 열람될수도 안될수도.

  

 

“소설에는 합창이 없다.”

  

_ 누구의 글이며, 누구의 글도 아닌 9명의 떼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