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Artists in Residence Program at Art space SAY

Korea – Indonesia Collaboration Project

 

Overflow

 

The fifth Artists in Residence Program is held at Art space SAY.

Three Korean artists (Beomjun Kim, Hongbin Kim, Hyejung Shim) and two Indonesian artists (Elka Alva Chandra, Tri Pamuji Wikanto) are exhibiting from August 18th to September 5th. 

The exhibition is separated in two big parts. The first part is on the artists’ individual works starting from August 18th to August 26th and the second part is a collaboration exhibition of all 5 artists.

Art space SAY has arranged not just a simple meeting of artists from two different countries but an unpredictable ‘overflow’ of synergy flooding from intruding each other’s territory as well as exceeding each other’s boundary.

This ‘overflow’ is beyond the estimation anyone could assume. Which is why it could possibly ‘overflow’ the capacity of Art space SAY.

Find out for yourselves whether you’ll just get your ankles wet or sink under this ‘overflowing flood.’

넘침 overflow

 

세이에서 기획한 다섯 번째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한국 작가 3인 (김범준, 김홍빈, 심혜정)과 인도네시아 작가 2인 (Elka Alva Chandra, Tri Pamuji Wikanto)이 펼치는 전시는 8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 1, 2부로 나누어 연속 진행된다.

세이는 단순히 두 나라 작가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넘어섬과 침범에서 범람하는, 예측할 수 없는 ‘넘침’을 기획했다.

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수의 범위를 넘어서는 넘침(overflow).

어쩌면 이들 부닥침의 결과가 세이라는 공간의 허용량도 넘어설지 모른다.

이 흘러넘침 혹은 과잉이 우리의 발목을 적실 지 목까지 차오를지는 직접 뛰어 들어가보면 될 일이다.

 

글  배우리

nonalignment

넘침을 위한 비동맹(非同盟)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작가 다섯이 모인다. 문화 대 문화의 만남이 예상되었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보여주길 기대했던 그들의 지역색이나 종교색은 물론이고, 한국과 공통되는 잊고 싶은 역사에 대한 찜찜함 따위도 찾아볼 수 없었다.(한 친구는 작품에 사인을 가타카나로 쓴다.) 그들은 음악과 보드와 고양이와 담배와 커피에 심취한 현대인일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 작가들도 대한민국 여권을 가졌다는 것, 한국말을 구사한다는 것 외에 딱히 공통점은 없었던 것이다. 한 자리에 모이니, 문화의 차이가 아닌, 개별의 차이가 읽힌다. 이들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나라의 국민이기는 하지만 그 나라와 문화를 대변하기보다는 세계화의 흐름 속, 개별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의 작업 또한 하나의 주제로 모이는 것이 아니다. 기껏해야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산이 저기 있으니 오른다’는 그러한 태도, ‘물감이 있으니 그린다’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림은 거대한 보편화와 획일화의 흐름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감각의 통로일 뿐이다. 그들은 그림을 통해 숭고를 위한 기획을 벌이려는 웅대한 사명감에 심취하지도 않았다. 정치적인 선동은 더더욱 없다. 틀에 갇히지 않고 흘러가면서도, 온전하게 자기 자신을 살아내는 것이 바로 이 작가들이다. 

1955년, 냉전 체제 속 제3세계 국가들이 모여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서 시작한 비동맹은 지금, 여기 문래에서 이데올로기엔 다소 무감각한, 신자유주의 속 다섯 개인들의 비동맹으로 바뀌었다. 3주간의 동맹 아닌 동맹, ‘비동맹’은 그렇게 개별적 만남인 1부 전시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약 2주간 함께 하면서 각자 가진 여러 개의 작대기로 서로에게 가닿을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 누군가의 사이는 매우 견고하고, 누군가의 사이는 매우 느슨하다. 어쨌든 이 교류가 비동맹이니만큼, 다섯 작가와 그들의 작업은 이 짧은 설명만으로 하나로 꿰이지 않을 것이다. 여기 써내려갈 작업에 관한 행들은 그들의 인사와 마찰을 순간적으로만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래도, 어쩌면 그들이 함께 하면서 내뿜은 회색 입김들이 서로의 상상력을 담는 플라스크 속에서 부닥치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액체가 되어 넘쳐흐르는 아주 스펙타크르한 장면을 길게 담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김홍빈 Kim Hong-bin. 

최근 의상실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김홍빈은 1부 전시에서 남성만의 속옷 <페호>(2015)를 회색 바지저고리 위에 디스플레이하고, 그것을 자신이 직접 입은 모습을 담은 슬라이드사진을 전시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인도네시아 작가 엘카를 뮤즈로 한 페호 콜렉션을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었다. 김홍빈의 모든 페호가 그렇듯, 엘카의 페호 또한 엘카 자아(혹은 buddy)의 옷이다. 김홍빈은 거칠고 자유로운 카우보이를 동경하면서도 매우 섬세한 취미를 가진 엘카에게 꼭 맞는 특별한 페호를 준비했다. 이 둘의 동맹은 ‘은밀한’ 동맹이다. 거친 겉감과 부드러운 안감의 하나 됨 같은.

 

심혜정 Shim Hye-jung

심혜정은 개개인의 갈등과 각각의 사랑에 대해 음식과 같은 일상적인 소재로 이야기하는 데 도가 튼 단편 영화 감독이다. 그녀가 1부 전시에 내놓은 작품은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처럼 터져 버리는 <김치>(2014)다. 2부를 위해서는 트리와 엘카에게 미리 말해 공수한 인도네시아 전통 재료들로 세 번에 걸쳐 각기 다른 나시고렝을 선보였다. 그 과정을 담은 영상이 <서칭 포 나시고렝>이다. 풀풀 날리는 쌀밥과 인도네시아의 재료로 볶아낸 볶음밥에 새우칩까지 곁들이니, 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나 누가 봐도(먹어도) 인도네시아풍이다. 애초에 기대했던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나시고렝의 미묘한 차이는 그야말로 너무 미묘했으며, 그나마도 각자 취향 속에 묻혀버렸다. 심혜정은 비록 인도네시아 요리에 성공했지만, 서치와 요리의 과정을 겪으며 친밀한 만남과 감각을 통해 전수되는 요리의 독특성은 말살되고, 획일화되고 계량화된 인터넷 레시피만이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그녀의 스승 또한 유쉪, 유튜브였다. 나아가 그녀는 레시피조차 필요 없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맛’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검은 실체의 베일을 벗겨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나시고렝을 시식하는 사람들 중 아무도 검은 실체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녀가 맺은 동맹은 바로 ‘마법의 가루’ 동맹이다.

 

김범준 Kim Beom-jun

1부 전시 내내, 김범준의 움직이는 검은 봉다리<터빈에서 : 간을 보다>(2015)는 게릴라처럼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공간(에 쌓여 있던 먼지들)을 훑으며, 자신만의 영역 표시를 한다. 그는 ‘비’의식적으로 인간이 쳐놓은 경계와 구획을 벗어나는 비인간적 물질들에 주목한다. 1부에서 예고되었듯, 2부의 주인공은 문래의 길냥이들이다. 김범준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도네시아 작가 트리를 비롯해, 문래동을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이 목격한 고양이의 몽타주와 출몰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고양이를 거점으로 한 문래의 지도를 제작한다. 그는 분장을 하고, 길냥이들이 좋아하는 냄새와 먹을 것들로 무장해 무심한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고양이 생태계 차원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그는 제6세계께에 위치한 ‘고양이’ 비동맹의 맹주다.

 

Tri Pamuji Wikanto

인도네시아 작가 트리는 변화무쌍하고 거대한 도시를 바라보는 이인(異人)으로서의 본인을 주로 그린다. 그는 보드라는 놀이와 자유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동시에 항상 변하지 않는 다이아몬드를 지닌 자신을 등장인물로 내세우는 그림들, <Come out and play>와 <The star>, <Next jump> 등 총 5점을 곱게 말아가지고 와서 1부에 펼쳐냈다. 2부를 위해서는 <HI(Here I am)>(그의 평면 작업과 동명인 아크릴 담배꽁초 쓰레기통)에 꽁초를 담기 위해 잘 잡지도 못하는 젓가락을 들고 길거리를 배회했다. 곳곳이 금연구역인데, 길거리엔 꽁초가 넘쳐난다는 것이 그에게 충격이었던 것. 그는 빨간 말보로를 물고, 꽁초 레인저가 되었다. 그는 거리를 치움으로써 영역 표시를 확실하게 한 셈이다. 이방인(異邦人)으로서 그는 ‘공공 문제’에 관한 동맹을 맺었다.

 

Elka Alva Chandra

엘카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꽃을 자신의 떨리는 손과 관념을 거쳐 새롭게 탄생시킨 <In the line, I see>(2016)연작 <Bug>(2016) 연작을 선보였다. 그도 트리처럼 2부에서는 담배와 관련한 작업을 했다. 서울에 기거하면서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고, 옥상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고뇌를 담은 작품 <hard to smoke>―일명 한라산―은 뚝딱 제작되었다. 이제 우리는 그의 작품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그는 한국 체류 동안 피우는 한라산과 마시는 한라산을 만났으니, ‘산악’ 동맹에 속했을 것이다. 올라간 산 위에서 본 조감으로 그는 비동맹을 위한 포스터도 뚝딱 만들었다.

 

2부 전시에서 김홍빈, 심혜정, 김범준, 세 한국 작가들은 비동맹 체제 안에서 낯섦을 촉발하는 물리적인 이동 없이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그들의 관심사(각각 의·식·주)를 이어나갔다. 주로 평면 속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탐구했던 트리와 엘카는 한국에서의 끽연이 매우 고민스러웠다는 흔적을 보여주었다. 그 흔적이 전시장에 남기까지 물론 한국 작가들과의 긴밀한 연결 고리였던 흡연(smoking connections)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동맹 속에서도 그들끼리의 흡연동맹은 맺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 비동맹은 매우 느슨하고도 한시적인 것이었지만, 작가들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의 얼룩쯤은 남겨놓은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성공한 동맹인 것으로 보인다. 얼룩은 1부 전시 시작점에서 기대했던 바로 그 상상의 ‘넘침’이다. 어쩌면 이 전시를 통해 육안으로 목격된 유일한 넘치는 것은 담배꽁초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독특한 개별들이 서로에 의한 서로를 위한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세계 속에 홀로 떨어진 나를 확인함과 동시에, 다름 속에서 연대의 가능성 또한 공모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섯 작가는 보이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서로의 작대기를 통해 다섯 꼭지의 별을 엮어나갔다. 물론 그들은 한국에서 함께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비동맹의 별을 그려나갈 것이다. 어쩌면 그 느슨했던 비동맹의 별이 그들이 떠난 후에도 점점 더 달아올라 첫 반둥회의에 참여해보지도 못한, 아직도 냉전 중인 한반도를 녹여줄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다섯 작가의 무조건적인 환대의 온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서 가디언즈 오브 갤러시가 보인다.

 

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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